[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병원은 ‘심하게 아플 때’만 가는 곳 같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는 ‘정신과’는 내과나 정형외과와 달리 외부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조금 불편하다고’ 가보기엔 더 망설여진다. 이럴 때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다면 편히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정신건강의학과 이두형 전문의는 독자들에게 ‘아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저자는 자신이 정신의학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비슷한 고민, 갈등을 겪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저서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심심, 2020)>를 썼다.

작은 불안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그냥 좀 하면 되는데 일이나 결정을 계속 미루는 등 비교적 가벼운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부터 살아갈 이유를 잊었거나, 나를 해치는 사람만 계속 만나게 되는 등 무거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까지 이 책을 통해 ‘아는 정신과 의사’의 차분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고 괜히 화가 날 때.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혹시 나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을 때. 이별, 실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 삶을 뒤흔드는 상실을 겪은 뒤 공허감을 느낄 때. 그리고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질병에 관한 불문율이 하나 있다. ‘증상이 가벼울 때, 가능한 빨리 의학적 개입을 취하라.’ 치과를 생각해보자. 어금니에 살짝 거뭇한 점이 묻어 있을 때 병원에 가면 가벼운 처치와 치료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시간을 끌고 방치하면 뿌리까지 썩어 고통스러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병원은 ‘심각하게 아플 때’만 가는 곳 같다. 감기에 걸려도 좀 버티면 낫겠지, 허리가 아파도 찜질 좀 하면 낫겠지. 그리고 마음이 좀 힘들 때도, 좀 쉬면 낫겠지 한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는 ‘정신과’는 다른 내과나 정형외과와 달리 외부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조금 불편하다고’ 가보기엔 더 망설여진다.

책은 ‘마음의 구급상자’라는 부제에 걸맞게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에서는 ‘불안한 마음’을 다룬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 불안은 태곳적부터 지녀온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장치이기에,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저자 이두형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국제 맥락적 행동과학회(ACBS) 정회원이며 〈정신의학신문〉 및 네이버에 마음 건강에 관한 칼럼을 연재한다.

지극히 문과적인 성향임에도 의대를 가서 방황하다가 정신의학을 만나 비로소 머물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정신의학을 공부하며 느꼈던 것들,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 네이버 블로그 ‘두두의 마음 카페’와 브런치 ‘아는 정신과 의사’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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