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더더밴드>

[한국강사신문 민아미 기자] '더더밴드'는 1997년 데뷔 이후 23년이라는 음악적 서사를 이어오며 우리나라 모던 록의 경향과 흐름을 주도해 오고 있다. ‘It's you,’ ‘Delight,’ ‘내게 다시,’ ‘그대 날 잊어줘’ 등의 메가 히트곡들과 함께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현재까지 9개의 정규음반을 냈다. 김영준(기타: 리더), 이현영(보컬), 임한국(드럼), 정명성(베이스), 김인희(건반)의 5인조로 구성된, 강렬한 에너지와 드라마틱한 무드로 무장한 ‘더더’는 몇 번의 멤버 교체 이후 현재 막강한 밴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여전히 아름다운 그들만의 음악적 향기를 간직한 ‘더더밴드’를 만나보았다.

▲ 작년 연말, <데뷔 22주년 기념 ‘미리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셨습니다.

이현영(보컬): 준비를 많이 했던 만큼 함께 즐기는 아름다운 콘서트가 되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사랑, 관심에 감사합니다.

정명성(베이스): 콘서트가 완성도 부분에서 만족스러웠고, 관객, 밴드에 집중하며 느낄수 있었어요. 전날까지도 걱정했는데 팬분들이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어요.

김인희(건반): 콘서트에서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 신나게 뛰어주셨다고 좋은 반응 받았습니다. 진짜 너~무 재밌었습니다(웃음).

▲ 밴드라면 무대를 압도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아요. 멤버들 사이의 케미(호흡)도 느껴지고 합주가 멋집니다. 그래서 더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영준(리더): 네, 밴드라고 하면 예전보다 어렵죠. 특히 한국에서는 많이 어려워요. 90년대에는 두 명 중 한명은 기타를 들고 있었고, 옆집 건너 밴드를 할 정도였죠. 지금은 아이돌은 몰라도 밴드활동은 거의 지옥불에 뛰어드는 것이죠. 오래도록 느끼고 있는데요, 그래도 계속 음악을 안 할 수는 없죠.

이현영(보컬): 물리적인 환경은 어떻게 보면 좋아졌지만 그만큼 절박하게 노력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어요. 밴드는 장비도 많이 들고 여러모로 수월하지 않은 점이 있지요.

임한국(드럼): 처음에는 밴드를 휘한 합주를 이렇게까지 많이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겁니다. 악보를 외우는 것 이상으로 ‘생각을 안 하고 자동적으로 몸이 움직여질 때까지’ 해야 하는 것, 밴드의 호흡이 다 느껴지면서 연주가 되어야 하는 거죠.

이현영(보컬): 일주일에 두 번은 공연이 없어도 항상 합주, 연습을 합니다. 일주일 내내 연습을 하기도 해요. 개인 연습은 제외하고, 합주 부분은 일주일만 넘어가도 멤버 서로의 호흡 변화를 느껴요. 혼자 연습을 해서 실력을 업그레이드해도 같이 조율하고 맞추는 작업, 팀의 합을 맞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정명성(베이스): 밴드가 무대를 라이브로 압도하는 느낌이 있긴 하죠. 요즘 추세가 편리성을 추구하다 보니 쉽고 빠르고 효과적인 것을 선호하죠. 가령 같은 공연이라고 해도 밴드가수는 악기를 나르고 맞춰야 하고 여러모로 힘들어요.

<사진출처=KBS올댓뮤직>

임한국(드럼): 명품은 보이는 디테일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 신경 쓰는 바로 ‘장인 정신’이잖아요. 요즘 세대가 숨어있는 복잡함을 이해하려 하지 않죠. 음악도 마찬가지이긴 한데요, 개인적으로 타협하지 않는 음악 즉, 시류만 따라가는 쉬운 음악을 하고 싶진 않아요.

김영준(리더): 대중의 집중과 관심을 받으려고만 하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았어요. 더 이상 앨범도 못 내고 라이브도 못하는 거죠. 우리에게 밴드 음악은 가볍게 치부될 일이 아니니까요.

정명성(베이스): 세상을 떠나고 나서 인정을 받기도 하잖아요. 지금 당장 큰 조명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 돌고 돌아서 ‘밴드의 시대’가 올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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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더밴드 초기, 메가 히트곡 ‘It's you,’ ‘Delight,’ 등 대단했었어요, 어땠나요

김영준(리더): 원래 처음 10년 정도는 헤비메탈을 했고 이후 내가 갈 길에 대해 고민을 해서 94년 ‘더더밴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밴드가 힘들어서 다시는 밴드 안할 거라 했는데 결국 하게 되었네요. 당시 99년 더더밴드가 한창 최고를 누리고 있을 때, 당시 메탈이 강세여서 굉장히 힘들었죠. 당시 대중은 원했던 것 같은데 그것은 록이 아니라고 규정짓는 일부 저항이 있었어요. 소위 ‘강력한 사우팅의 기존 록 같지 않다’라는 의견으로 힘들었어요.

1집이 나왔을 때 처음엔 반응이 없었어요. 앨범도 안 나가고 방송도 없었는데, 한 달 뒤 ‘delight’ 반응이 갑자기 커서 놀랬어요. 매일 천장씩 주문이 들어갈 정도로 히트였죠. 잠도 못 자고 전국 다니면서 일 년 정도는 차에서 밥 먹고 자고... 폭우가 와서 경비행기 타고 생방송 가고 그랬어요.

2집까지 잘 되었는데 사실 그런 상황에서 태글도 많았었요. 2집은 너무 바빠서 3개월 만에 내어야 했죠. 대중이 원하는 곡을 써달라는 압박도 있었고요. ‘내게 다시’ 첫 주에 가요프로에서 4등을 찍고 바로 활동을 접었어요. 무척 속상하고 극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당시 20대 후반이었는데 이후에는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의 저변을 확대하면 좀 괜찮을까 해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1집부터 9집까지 대부분의 노래들을 직접 작사 작곡하고 계십니다. 제작 동기나 영감을 여쭤볼게요, 혹시 슬럼프가 있으신지요.

김영준(리더): 영감, 동기부여라... 음악은 고통이죠. 고통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음악을 하는 것 뿐이죠. 음악하는 것은 배우, 연기자와 같이 예술가로서의 삶이죠. 좋은 감정, 나쁜 감정도 표현하면서 그런 텍스트를 자기화하는 작업이 쉽진 않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일은 해왔고, 또 세월에 따라 많은 경험이 쌓여 작업을 할 때... 참 힘들죠.

음악은 예술작품인데 대중들에게 설탕처럼 좋은 것만 줄 수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 음악은 처음부터 설탕이지만은 않았는데 그래도 좋아해 주셨어요. 회사에서 보통 10시간 정도 일을 하고, 텍스트를 모으고, 소리를 만들지만 일은 재밌어요. 제자들하고도 작업을 하고 있고 쉴 순 없죠.

슬럼프는 매일 있죠. 하루 종일 일하다 보면 귀가할 때는 감정이 격하게 올라와 있을 때도 많고, 싸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감정을 풀려고 노력하죠. 이것을 푸는 것이 가족들과 보내거나, 혹은 기존에 만든 우리가 엄청 고생한 노래, 연주한 노래를 들어요. 그걸 들으면 좀 풀리고 리푸레쉬 되어요. 음... 외풍과 맞서 36년 동안 견디고 견뎌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오랜만에 일반화되지 않은 대답을 한 것 같네요.

▲ 세월이 가면서 담는 메시지도 넓어지셨다고, 행복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본인의 ‘음악’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임한국(드럼): 연주자에게 있어 가장 좋은 칭찬은 그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건데요, 나와 내 음악을 설명할 필요 없이 ‘임한국’ 이름만으로도 ’음악만 하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영준이 형이 ’음악은 내가 그렇게 고민하고 살아온 나 자신이다‘라고 말씀하신 것, 멋진 뮤지션의 모습인 것 같아요. 수식어가 필요 없다는 것이죠. (리더 형은) 전쟁을 몇 번이나 승리한 장군 같은 분이시죠. 살아남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영준(리더): 음악 앨범을 이렇게 계속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크게 알아주지도 않을 수 있고 반면 시간, 노동, 비용은 매우 많이 듭니다. 그래도 이것이 우리의 이유이지요. 마치 밥을 먹어야 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진출처=KBS올댓뮤직>

▲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되었는지요

임한국(드럼): 시 쓰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박자를 맞추거나 하는 표현의 욕구가 어려서부터 있었는데요, 학교에서 드럼 쳐볼 기회가 있었고 그것이 계속 이어졌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면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구나 싶잖아요. 드럼을 빼놓고는 나를 상상할 수 없었어요. 드럼만 일평생 업으로 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인디에 있다가 29살 때 메이저로 들어가서 인정받아 또 수명이 늘어났고, 지금의 모습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이현영(보컬): 원래 가수 말고는 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20대 초중반 때 밴드 말고 다른 보컬 경험을 했었는데 뭔가 저와 맞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밴드에 집중하고 싶었고, 이 음악의 길이 내 길인 것 같아요. ‘더더’하면서 8집 앨범 당시 슬럼프, 우울한 시간을 2년 정도 겪었어요. 음악으로서 트라우마가 생겼는데 결국 그것을 해결하는 것도 음악이었어요.

정명성(베이스): 고등학생 때 늦게 시작했어요. 제대로 시작하고 나서 확신이 들었어요.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의심이 든 적이 없었어요. 음악이 다른 직업에 비해 성장발판이 느린 것 같은데 그것을 참고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인희(건반): 클래식 피아노를 5살 때부터 했어요. 손이 작아 힘들었어요. 저는 피아노를 그냥 치고 있는 자체가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밴드에 들어오는 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사실 조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려 하진 않아요. 일단 하고 싶으면 ‘고(go)'입니다. 성장을 잘하고 싶어요.

▲ ‘더더밴드’의 개성, 독특한 점, 멋진 부분을 물어볼게요

김영준(리더): 좀 어려운 질문이에요. 개성을 보여드리기 전에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건데 사실 분류와 장르 구분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현영(보컬): ‘더더밴드’에는 멋진 리더가 있죠! 정석대로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중심은 지키되 융통성 있는 리더, 그를 중심으로 잘 모여있다고 생각해요.

임한국(드럼): 맞아요, 크로스 오버를 시도하고 특별히 지적하거나 권위를 부리는 리더가 아니에요, 모든 멤버들이 멋있지만 훌륭한 리더형, 그것이 멋진 부분이기도 해요. 자부심을 가지면서 팀을 하고 싶었는데, ‘더더’가 바로 그런 것 같아요. 엔진이 좋아 한참 탈 수 있는 차 같은 느낌입니다.

정명성(베이스): ‘더더’에 들어와서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이런 팀의 좋은 분위기만큼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하니까 더 발전적인 것 같습니다. 멤버 스스로가 말하는 “더더가 짱입니다 (엄지 척)!”

김인희(건반): 클래식 피아노는 테크닉적으로 어떻게 좋은 소리를 만들까 (피아노 연주~일동 와~) 고민을 하는데, 밴드할 때는 거기에 더해 각 파트가 어우러진 연주 앙상블이 느껴져 좋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밴드 합주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하세요.

좌측부터 정명성(베이스), 김인희(건반), 민아미 기자, 이현영(보컬), 임한국(드럼), 김영준(리더)

▲ ‘더더’의 팬분들이 기다리실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현영(보컬): 그동안 보컬이 몇 번 바뀌었고 더욱 발전해서 곧 나오게 되는 정규앨범 10집이 빛을 발해줄 것 같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멤버 모두 참여하는 것이라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애를 쓸까,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웃음) 타이틀 제외하고 사실 잘 안 들으니까 싱글로 많이 내는 추세인데, 정규앨범을 내는 것이 ‘더더밴드’만의 문화이기도 하고 좋은 싸운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영준(리더): 이제까지 해오고 있는 다양한 공연들과 함께 일 년에 한두 번의 콘서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9집 때 공개한 ‘I NEVER(REWIND)'를 시작으로 그 동안의 히트곡 리와인드(다시 부르기) 작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22년 동안 발매된 수많은 곡 중 대중에게 사랑받았고, 음악적으로도 인정받은 멋진 곡들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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