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유라 칼럼니스트] 절약 관련 책은 이미 기존에 많이 읽었기에, 절약의 고수들이 있는 그룹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바로 다음 카페 ‘짠돌이’였다. 가입은 신혼 때 했지만 딱히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들어가보니 ‘한 달에 10만원 살기’라는 게시판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었고, 그곳에서는 오늘 돈을 전혀 쓰지 않았다는 ‘무지출’이 가장 큰 자랑이었다. 월말이면 한 달 가계부를 마감하고 무지출을 몇 회나 달성했는지를 공유하며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매일매일 들어가서 글을 읽고 댓글을 달며 동기부여를 받았다. 나도 열심히 절약한 것을 인정받고 싶어서 매일같이 글을 올렸다. 알뜰하게 차린 밥상부터 고물상에서 판 고물가격, 분리수거할 때 주워온 책이나 장난감도 그곳에서는 모두 자랑거리였다.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는 감히 부끄러워서 이야기 할 수 없는 것들이 거기서는 칭찬의 대상이었다. 이렇게 카페 활동을 하고 절약 도서를 읽으면서 얻은 절약 노하우를 몇 가지 나누어볼까 한다. 

첫째, 도매시장 대량상품을 이용하라. 과일도 박스로 사면 아주 싸다. 대형할인마트의 절반 값도 안 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양이 너무 많아 처치 곤란일 수 있다. 하지만 잘 상하지 않는 상품이라면 두고두고 먹으면 또 금방이다. 고구마나 감자도 보관을 잘하면 한 달 이상 먹을 수 있다.

둘째, 대형마트는 마감세일 시간을 공략하라. 마트는 대부분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수요와 공급에 법칙에 따라 토요일 저녁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나온다. 그럼 쇼핑을 하러 오는 사람도 평소에 2배 이상 많을까? 아니다. 오히려 연휴가 끼면 이때 여행을 가거나 집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생각 외로 붐비지 않는다. 즉 별다른 경쟁 없이 싸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때 마트를 가면 할인 바코드가 붙은 상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셋째, 중고와 고물상을 사랑하자. 나는 책이든 옷이든 새것은 가급적 사지 않았고, 특히 백화점을 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전역 근처 중앙시장에 가면 아직도 오래된 헌책방이 있다. 나는 여기서 빛바랜 어린이 전집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책이 빛바랬다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지혜도 빛바랜 것은 아니었다. 

시장에는 짝이 안 맞는 옷들을 리어카에 쌓아놓고 파는 분도 계시는데 하나에 무조건 2천원이다. 내 옷은 대부분 여기서 구매했고, 아이들 옷은 ‘아이베이비’라는 사이트에서 가끔 박스로 사기도 했다. 대전 엄마들의 카페 ‘도담도담’에서 무료드림도 많이 받았다. 누가 입던 옷이지만,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마도 평소 절약하는 엄마를 옆에서 보고 자랐기 때문인 것 같아 고마울 따름이다. 어쩌면 새 옷이 아니기에 더럽히고 찢어져도 혼을 내지 않아 그랬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 없지만 내겐 필요한 상품을 중고로 싸게 구입했듯, 내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은 중고로 내놓거나 고물상에 팔았다. 탄방역 인근 괴정동 숭어리샘 재개발 구역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물상이 2개나 나란히 붙어 있다. 그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집에 나오는 모든 고물을 그곳에 팔았다. 

넷째, 사지 말고 고쳐서 쓴다. 빨래 건조대가 부러지면 끈으로 감아서 썼고, 이불이 찢어지면 꿰매서 덮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방송에 여러 번 나갔는데, 거의 부서지기 일보 직전인 빨래 건조대를 그대로 쓰는 걸 보고 제작진이 상당히 신기해했다. 왜 새로 사지 않느냐는 피디님 말에 카메라를 보며 한마디를 날렸다.

“빨래는 잘 마르잖아요.” 그 말을 들은 피디님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절약 노하우는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는 내가 경제를 공부하며 뼈저리게 느낀 것으로, 모든 재화에 다 적용된다. 그래서 나는 제철식품을 애용하게 되었다. 풍년이 들어서 가격이 폭락한 것을 위주로 사 먹은 것이다. 가공식품은 보관을 하면 되므로 가격이 폭락하는 일이 없다.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에서 나는 것은 그렇지 않다. 이것의 핵심을 알고 소비에 적용하면 좋다.

이렇듯 절약을 공부하면서 돈에 대한 깨달음이 많아질수록, 나에게 돈은 더이상 고통의 대상이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의 대상이었다. 돈의 흐름을 관찰하고 무엇이 비싸지고 무엇이 싸질지를 아니 합리적으로 장을 보고 최대한 저축해서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글로 배우고, 몸으로 터득한 절약 노하우 덕분에 2013년 짠돌이 카페에서 개최한 ‘슈퍼짠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 참고자료 : 김유라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 돈도, 시간도 없지만 궁색하게 살긴 싫었다(차이정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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