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신의 직장, 복지 천국이라고 하는 구글(Google)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카페테리아에서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업무시간의 20%는 자유 시간을 허락하며 무료 출·퇴근 버스에는 간단한 간식과 음료가 제공된다. 육아에 필요한 유급 휴가는 물론 기저귀와 분유 등도 회사가 모두 지원한다.

업무 집중도와 가족과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도록 심부름센터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내 곳곳에는 낮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실내 골프 연습장, 당구장, 볼링장, 수영장, 농구장, 테니스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창의력 증대를 위해서 최첨단 사무실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이 많은 복지혜택 중 최상의 복지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사망보험’이다. 직원이 사망할 경우 배정된 주식을 자녀에게 양도해 주고, 연봉의 50%를 10년 동안 지급하고 자녀들에게는 매월 1,000달러씩 별도로 지급한다고 하니 ‘신의 직장’, ‘복지 천국’이라고 불리는 것이 과장은 아닌 듯하다.

이런 세계의 기업의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 대표들은 부러움보다 고민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나도 돈 벌면 저렇게 해줄 수 있지”라는 반응을 보이는 대표들이 의외로 많다. 과연 돈 벌면 저렇게 해줄 수 있을까?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잘 되면 잘 될수록 돈 들어갈 일이 더욱 많아지고 투자할 곳도 더욱 많아진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복지는 대표자의 의지의 문제이지,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 되면 내가 OO 해줄게.” 창업한 회사의 대표들이 뻔하게 늘어놓는 대사이다. 나는 이러한 미사어구를 믿지 않는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대표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소에 잘 해주지 못하면서 미래에 잘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평상시 잘하라’는 말이 마음에 더 와닿는다.

나는 회사의 복지가 바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상시에 복지에 신경 쓰지 않는 대표가 나중에 신경 쓸 확률은 매우 낮으며, 신경을 쓴다고 해도 직원이 아닌 기업의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복지제도를 도입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가 각종 복지 혜택을 주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내가 생각하는 중소기업의 가장 중요한 복지는 물질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직원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생각해주고 있다는 진심 말이다. 이런 진심은 복지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군대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나는 신임 소대장 시절 월급을, 단 한 푼도 저축하지 않고 소대원들과 함께 쓰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얇은 월급봉투를 받고 나면 소대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의무대 약을 먹었지만 식은 땀이 온몸을 덮고 식사조차 힘든 김 일병이 침낭에 의지해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위병소 출입이 자유로웠던 나는 조제약과 따뜻한 쌍화탕을 야전 상의 안에 소중히 품은 채로 돌아왔다.

“김 일병, 이 약 먹고 자!” 약을 먹는 내내 김 일병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김 일병은 상병을 거쳐 병장이 되었다. 뒷짐 지고 있어도 괜찮을 터인데 그는 항상 작업과 훈련에 열심히 임했다. 그리고 유독 나를 챙겼다. 김 병장이 전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소대 회식 날, 그가 내 옆에 앉았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던 그때 그의 표정과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하다.

“소대장님,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누군가 저를 위해 약을 사 준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나는 회사 직원들 중 누구라도 몸이 아프면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유독 마음이 쓰인다. 때문에 아픈 기색이 있으면 곧바로 일을 중단시키고 무조건 병원부터 가게 한다. 가만 보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병치레를 하는 직원이 한 명 있었다. 그가 사무실 내에서 기침을 심하게 하던 날 나는 직원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서 링거를 맞게 했다.

그리고 편히 쉬다가 바로 퇴근하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완쾌된 직원이 내게 시간을 물어왔다. 내게 밥을 사고 싶다는 거였다. 그날 처음 나는 직원에게 밥을 얻어먹었다. 그는 밥을 먹으면서 “부모님도 링거를 맞춰준 적이 없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거듭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걱정하는 내 진심이 전달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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