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코치연구소 윤영돈 코치의 글쓰기 신공 이야기

[한국강사신문 윤영돈 칼럼니스트] “글을 쓸 때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라. 당신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단순한 단어들로 단순하게 시작하려고 노력하라. <나탈리 골드버그>”

▲글을 잘 쓰려면 말부터 바꿔야한다 : 말실수가 많은 사람은 대부분 글쓰기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어떻게 보면 자신이 쓰는 말의 파장이 어떻게 전달될지를 아는 과정이다. 말실수가 많은 사람이라면 글을 쓰면서 말의 파장을 알 수 있어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말과 글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말은 청각으로 이해되고, 글은 시각으로 이해된다. 말은 하는 순간에 휘발성을 가져서 날아가지만, 글은 시공간의 초월성을 갖고 있어서 남는다. 말은 녹음을 하지 않는 이상 시공간에서 사라진다. 잘못 된 이메일을 보내고 다시 수정해도 잘못된 이메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말은 자연적인 육아 과정에서 저절로 배우지만, 글은 의도적으로 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말은 즉흥적인 생각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논리적 오류가 많은 반면에 글은 생각이 정제되어 표현되기 때문에 논리 정연하다. 이제 글로 썼다면 그것을 다시 말로 읽어 보아라. 묵독(默讀)이 아닌 음독(音讀)을 할 때 어색한 곳이 있다면 말의 어감이나 리듬, 문맥 등을 다시 조정한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다음의 것들을 준비하자. 다른 사람에게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을 찾는다. 차 한 잔을 끓인다. 전화기를 꺼 놓는다. 그리고 내면의 언어로 생각한다. 글을 써 본다. 말을 하거나 녹음을 해도 좋다. 녹음한 것을 듣고 쓴다. 피터 드러커도 강의를 녹음하고 그것을 다시 듣고 글을 썼다.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하나 짓고 들어가 살았다. 그는 본인이 숲속에 들어간 이유를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 죽는 순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다던 소로. 이웃 사람들 모두가 하나같이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삶은 없이 노동에만 전념하고 있을 때, 소로는 2년 2개월간 조그마한 통나무집에 들어앉아 때로는 수영 하고, 때로는 산책하고, 때로는 친구들을 맞이하고, 또 때로는 책을 읽고 사유하며 시간을 보냈다.

중국 한자도 고대 황제의 사관 창힐이 새와 짐승의 발자국을 보고 500자의 문(文)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옛 글자를 살피면 ‘文’은 몸 을 치장하는 문신(文身)의 뜻에서 ‘글자’의 뜻으로 발전한 것이다. 창 힐은 눈알이 4개이고 미간(眉間)이 툭 튀어나온 기이한 얼굴의 노인 이었다. 그의 번득이는 눈들이 앞에 놓인 여러 도형과 부호를 꿰뚫어 보는데 돌연 ‘와락’,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천지에 곡식 알갱이가 비 오듯 쏟아졌다. 이처럼 글을 쓰는 행위는 천기누설(天機漏泄)이다. 따라서 하늘의 기밀을 새기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한다. 인간이 글자를 가지게 된 의미를 새기는 이야기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꽉 찬 수레는 시끄럽지 않고 묵묵히 갈 길을 간다. 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 말로만 떠들어 댄다. 실속 있는 사람은 속으로 글을 쓰고 행동으로 옮긴다. “내가 왕년에 말이야…”, “우리 집이 말이야….” 하면서 허장성세를 부리는 사람들은 말만 하지 글을 쓰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에 “거북은 아무도몰래 수 천 개의 알을 낳지만 암탉이 알을 낳으면 온 동네가 다 안다.”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허장성세한 말보다 간결한 글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말하기처럼 저절로 잘 써지는 것이 아니다. 일부러 글공부를 해야 한다. 글자의 뜻도 알아야 하고, 글 쓰는 법도 배워야 알 수 있다. 한 편의 글이 되려면 어떤 조직체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글은 소작이든 대작이든 간에 머리가 있고 몸이 있고 꼬리가 있는 일종의 생명체가 되어야 한다. 명필가 김정희는 “난초를 그리는 데는 법이 있어도 안 되고 법이 없어도 안 된다.”고 했다. 문장도 마찬가지로 생명체이다.

명문장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명문장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유쾌란 것은 정신이 일종의 활동을 하다가 적당할 때 그치고는 그 본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고통은 이와 반대의 경우를 말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명문장도 독자의 마음을 적당히 활동 시키다가는 적당히 그치게 하는 문장이다.”

글을 쓸 때에는 무엇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장자는 ‘거문고 줄을 뜯으면 파괴요, 멈추면 창조’라고 했고, ‘대음희성(大音希聲: 매우 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이라고 했다. 위나라 문제(文帝)는 ‘문장은 나라를 다스리는 큰 업이요, 썩지 아니하는 훌륭한 일[文章經國之大業 不朽之盛事]’이라고 했다. 말은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글은 함부로 쓰다간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혹시 당신도 말로만 빈 수레를 끌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보라.

※ 참고자료 : 『글쓰기 신공 5W4H1T : 아직도 글쓰기가 어려운가? 공식대로만 쓰면 된다(경향미디어, 2017)』

 

 

윤영돈 칼럼니스트는 비즈니스 글쓰기 전문가·윤코치연구소 소장·비즈라이팅스쿨 대표 코치다.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문예콘텐츠)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종합인력개발원 초빙교수, 성신여자대학교 경력개발센터 겸임교수, 문서서식 1위 비즈폼 부설 연구소장, 하우라이팅 대표 컨설턴트 등 다양한 현장을 경험했다.

2002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비즈라이팅 실무 정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연수원, 서울시인재개발원, 경기도인재개발원 등 공무원 대상 보고서 교육, 삼성전자, 삼성SDS, LG전자, 포스코, SK, KT 등 신입사원 및 승진자 대상 보고서 교육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 『자소서&면접마스터』(공저), 『상대의 마음을 훔쳐라! 기획서 마스터』, 『한번에 OK 사인 받는 기획서 제안서 쓰기』, 『자기소개서 작성법 특강』, 『자연스럽게 YES를 끌어내는 창의적 프레젠테이션』, 『30대, 당신의 로드맵을 그려라』(한국문학번역원 주관 ‘한국의 책’ 선정, 중국어 번역 수출) 외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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