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대표가 최고급 외제차를 탈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바로 회사의 순이익금으로 차량을 유지할 수 있는 시점이자, 외제차에 대한 영업적인 목적이 명확할 때이다. 다시 말해 회사의 순이익이 차량에 대한 지출을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 되었을 때, 허례허식이 아니라 대표가 외제차를 타는 것이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줄 때를 말한다. 아울러 대표 자신과 함께 고생한 창립 멤버들의 차량까지 바꿔 줄 수 있을 때여야 한다.

사업이 5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우리 회사는 120억 원대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순이익을 냈다. 업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큰 기업들은 물론 정부 기관에도 우리 회사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일들이 늘어 갔다. 임원들의 대외적인 활동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이때 나는 임원들의 차량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임원들의 의중을 물어서 그들이 원하는 차량을 시승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그렇게 우리 회사 임원들은 창업 5년 만에 외제차를 타게 되었다.

대표와 임원은 회사의 얼굴이고, 법인 차량은 그 회사의 규모와 수준을 반영한다. 만약 회사의 자금 상태가 나쁜 데도 과장이나 과시를 목적으로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때 대내외적으로 위상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면 반드시 그에 맞는 차량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사무실이나 차량을 통해 회사가 잘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으며, 그것은 확실히 영업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런 부분은 부하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자신도 회사에 기여하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님, 배송을 위해서 냉동·냉장 화물차가 필요한데요. 중고차로 알아볼까요?” 식자재 유통을 위해 설립한 케이터링 회사(연회나 파티를 위해 음식, 테이블, 식기 등을 준비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출장 서비스하는 회사를 말함)의 사업팀장이 물었다. 나는 새 차로 구입할 것을 지시했다. 대표와 임원의 차량뿐 아니라 화물차도 회사를 대변하는 얼굴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라면 모르겠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면 직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신차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한 번은 대학 친구로부터 그가 운영하는 어린이 수영장 마케팅 의뢰를 받은 적이 있다. 마케팅 계획 점검 차 직접 방문했다. 시설이 대단히 훌륭했고, 교사 1인당 4명의 학생을 넘기지 않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 머리에 물기를 말려 주는 등 귀가할 때까지 아이들을 케어해 주는 교사가 따로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깨끗한 학원 차량이었다. 5년 넘게 운영 중인 학원 차량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관리가 잘되어 있었다.

“너희 학원 차 참 깨끗하다. 어떻게 관리하니”

“정기적으로 차량 관리를 하고 있어. 점검을 잘 해야 이용하는 사람들도 쾌적하고 안전하니까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

이 친구의 사례를 보면 차를 구입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기적인 점검과 청소 등 차량 관리에 힘써야 한다. 일반 승용차도 그렇지만, 특히 화물차나 다수의 사람을 태우는 차량은 반드시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한다. 새 차를 구입해도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망가지고 만다.

나는 타 기업 방문 시 그 회사에 주차된 차량들을 관찰한다. 단순히 외제차와 국산차라는 이분법적인 기준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대표자의 차는 무엇이며 직원들이 타는 차는 무엇인지 그리고 차량의 관리 상태는 어떠한지 등을 보면 그 회사가 겉보기와 실력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나 또한 외제차를 탔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리해서 타야 할 만큼의 장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의 대표가 꼭 알아 두어야 할 현명한 지출 원칙 중 하나는 바로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는 것이다. 많은 대표들이 외제차를 대표의 필수 조건인 양 주장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욕구가 더 강한 경우가 많다.

대표 혼자 타고 다니는 차에 고비용을 투자할 만큼 회사 자금상태가 여유로운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회사는 겉모습보다 실력이 우선이다. 실력은 말과 행동에서 거래처에 그대로 전달되며 계약으로 성사된다. 그리고 거래를 통해 진정한 신뢰가 쌓여 간다. 외제차를 탄다고 해서 회사가 성공하고 국산차를 탄다고 해서 회사가 실패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매출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치고 있는데도 외제차를 타고 자신을 치장하는 대표들이여, 제발 외제차는 팔아치우자! 개멋 부리다가는 폭망 할 수 있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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