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무수히 많은 사고의 박스(편견, 고정관념, 사고의 한계들)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계는 나의 힘! 끊임없이 뇌를 협박해야 한다.

집에 한두개쯤 가지고 있는 화장실의 좌변기는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질문 자체가 황당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좌변기의 용도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구조 또한 간단하다. 몸통에는 물이 채워져 있고, 볼일을 보고 레버를 내리면 끝이다. 그 안의 물이 내려와 배설물을 씻어 가는 원리 또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좌변기의 고여 있는 물로 세수를 하거나 마시는 상황이 그려진다면 영화 속에 한 장면일 뿐이다.

우리는 직관적으로 좌변기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몸통을 투명하게 만들고 거기에 물고기를 넣어 어항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우선 많은 사람들은 좌변기 레버를 내렸을 때 물과 함께 물고기 떠내려가지 않을까 걱정할 것이다. 좌변기의 원리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이렇게 생각하는 방식을 “빠른 생각”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본능적인 반응에 가까운 습관적, 직관적, 충동적인 사고체계의 산물이다. 바로 “패턴적 사고”에 의해서 나온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생각에 대한 생각”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두 생각체계 (Two System)에서 나온다고 했다.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이 그것이다.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날개 없는 선풍기” 사례를 살펴보자. “선풍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아마도 거의 대부분이 “날개”라고 답할 것이다. 선풍기는 바람을 만들어 내는 제품이고 날개가 없으면 바람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선풍기라는 “패턴박스”에 갇힌 사고이다. 이 패턴을 깨고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든 사람이 영국 다이슨사의 CEO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다.

그는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는 핸드 드라이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선풍기는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빠른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왜 선풍기에 날개가 필요할까?”라는 “느린 생각”을 한 결과였다. 제품을 개발하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결국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터뜨리는 상품이 되었다. 그는 초기의 아이디어는 단순했지만 이것을 실현시키는 데 투자한 노력은 정말로 힘들고 어려웠다고 말한다.

여러분들의 고정관념인 “패턴박스”를 깨기 위해선 “느린 생각”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특별한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고,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마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에 의해서 탄생 한다는 명언처럼 말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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